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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적은육지

괴테, 친화력

Johann Wolfgang von Goethe, 『친화력』, 민음사, 2001

 

 

일상에서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는 일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반복되어 일어난다. 그것은 우리의 천성이 바로 그렇게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p.305

 

괴테가 <친화력>이라는 화학적 현상을 접하게 된 것은 화학자 베르크만Bergman의 저술을 통해서였다. 그가 자신의 소설에 도입하고 있는 친화력은, 베르크만의 구분에 따라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이중적 친화력 attraction electiva duplex'이다. 그것은 각기 두 개의 원소로 분리될 수 있는 두 개의 물질이 서로 혼합될 때 원래의 결합을 버리고 다른 물질의 원소와 새로이 결합하는 현상을 일컫는 화학 용어이다. p.322

 

"현학적이라고 생각되지 않으신다면, 제가 기호로 간단히 요약해볼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대위가 응답했다. "B와 내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A가 있고, 이런저런 수단과 강제를 통해서도 A가 그것으로부터 분리될 수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D에 대해서 그와 똑같은 관계에 있는 C가 있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제 그 두 쌍을 서로 접촉하게 해보세요. A는 D에게, C는 B에게로 몸을 던지게 되는데, 이때 과연 누가 먼저 다른 것을 버리고 떠났으며 누가 먼저 다른 것과 다시 결합했는지 우리는 말할 수가 없답니다." p. 52

 

 

오틸리에의 일기에서

 

그 젊은 예술가의 말 한마디를 여기에 기록해 두지 않을 수 없다. "인간은 자기 자신에게 속한 것을 소유하기가 가장 어렵다는 사실을 수공업자나 예술가에게서 가장 분명하게 엿볼 수 있다. 마치 새들이 알에서 깨어난 둥지를 떠나가듯이, 그의 작품들은 그를 떠나가 버린다." p.17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