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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겨적은육지/詩의 理解

발터 벤야민, 보들레르에 있어서의 몇개의 모티브에 관하여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우울'에 관한 일련의 시들 중에 「無에 대한 취미」가 있는데, 그 중에 다음과 같은 시행이 있다. 숭배할 만한 봄이 그 향기를 잃는다. 여기에서 보들레르는 가장 극단적인 것을 아주 신중하게 얘기했다. 그것은 이 시행을 확고하게 그의 것으로 만든다. 그가 이전에 한번 관여한 바 있던 경험의 내면에로의 총체적 침잠 상태는 '잃어버린'이라는 단어에서 고백되어져 있다. 향기란 무의식적 회상의 도달하기 힘든 피난처이다. 향기는 가까스로 시각 표상에 연결된다. 감각인상 가운데에서 그것은 단지 동일한 향기에만 끼이게 될 뿐이다. 모든 상이한 기억들 앞에서의 향내를 재인식하는 일이 알맞게 이루어진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 기억이 시간의 경과에 대한 의식을 마비시켰기 때문일 것이다. 향내는.. 더보기
앙드레 브르통, 초현실주의 제1선언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이번에는, 어떤 사람들 사이에 퍼져 있는 불가사의에 대한 증오의 잘잘못을 가리고, 이들이 이 불가사의를 없애고자 하는 저 우스꽝스러운 짓의 잘못됨을 가려내고자 한다. 딱 잘라 말해, 불가사의란 언제나 아름답고, 그 어떤 불가사의도 아름다운 것이며, 불가사의 가운데에는 아름다운 것만이 있을 따름이다. p.252 더보기
폴 발레리, 시에 대한 담화론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사람들은 시가 언어의 기능을 변화시키려는 의지를 함축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습니다. p.242 산문이라는 언어의 실제적이거나 추상적인 사용에 있어서, 형식은 보존되지도 않고 이해작용이 끝난 후까지 존속되지도 않습니다. 그것은 명확성 속에 해소되어 버립니다. 그것은 영향을 미치고, 이해하게 해주었으며, 그리고는 사라진 것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시는 사용된 후에도 사라져 버리지 않습니다. 분명 그것은 자신의 잿더미 속에서 다시 태어나 조금 전의 자신으로 무한히 되돌아가도록 창조되어 있습니다. 시는 이 놀라운 작용에 의해 판별됩니다. 이것에 근거하여 우리는, 시는 자신의 형식 속에서의 재생을 지향한다, 시는 우리의 영혼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재구성하라고 .. 더보기
스테판 말라르메, 에로디아드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무시무시한 한 해였소. 나의 생각은 절로 생각하기 시작하더니 급기야는 하나의 순수개념에 도달했으니 말이요. 임종의 고통이 오래도록 지속되는 동안 그 여파로 내 존재가 참고 견디어낸 그 모든 것은 그야 무어라 형언할 수 없으니 여하튼 내 자아가 완벽하게 소멸된 것만은 다행이었소. 그리고 내 혼백이 모험할 수 있는 가장 불순한 지대는 바로 영겁이라오. 그 고유의 순결성으로 항시 고독하며, 이제는 시간의 그림자마저도 어둡게 할 수 없는 내 혼백이 말이요. 불행이라고 한다면 내가 거기에 이른 것이 무시무시한 감수성을 통한 것이라는 점이요. 이제는 그걸 외부의 무관심으로 감쌀 차례지요. 그것이 탈진한 내 기력을 대신해 줄 테니까. 무척이나 힘든 종합의 노력끝에 이제야 겨우 이정도라도.. 더보기
스테판 말라르메, 까잘리스에게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그 사람은 이상과 현실을 너무도 혼동하고 있소. 어느 현대시인은 우둔하기가 '행동과 꿈이 자매지간이 아님'을 슬퍼할 정도였지. 그 사람도 그 점을 애석해 하는 부류에 속하오. 맙소사, 이치가 그렇지 않다고 한다면, 꿈이 그렇게 시들고 꺾이었다면, 이 땅이 지긋지긋하기만 하고 안식처라고는 오직 꿈밖에 가지지 못한 우리들 불행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디서 구원을 얻는단 말이요. 친구여, 갈증은 이상의 샘물로 푸시오. 이땅의 행복이란 천박할 것이, 그걸 긁어모으자면 자연 손에 더덕더덕 굳은 살이 박일 수밖에 업소. '나는 행복하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나는 비겁하다'거나 그보다 흔한 경우에는 '나는 어리석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지. 그 이유는 행복하려면 행복이라는 낮은.. 더보기
샤를 보들레르, 빅토르 위고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그가 문학 방면에서 진정으로 전재권을 행사하던 시기에 나는 에두아르 우르리악과 함께 몇 번 그를 만난 적이 있었다. 나에게는 그가 논박할 여지 없이 확고한 몇몇 금언들로 이루어진 요약된 지혜에 근거하고 있으며, 매우 온화하고 매우 유능하며 항상 자신을 조정할 줄 아는 인물로 보여졌다. 벌써 오래 전부터 그는 그의 책에서뿐만 아니라 개인 생활의 장식에서도 과거의 기념물들이나 화려한 가구들, 자기, 판화, 그밖의 옛 생활의 모든 찬란하고 신비한 장식품에 대한 대단한 취미를 보여왔다. 이런 세부를 소홀히하는 비평가가 있다면, 그는 진정한 비평가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조형예술에 의해 표현된 미와 때로는 괴상함에조차도 흥미를 느끼는 이같은 취미는 빅토르 위고가 가지고 있.. 더보기
에즈라 파운드, 시의 지혜 시의 이해, 민음사, 1983 스피노자의 용어를 좀 빌어온다면, 우리는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을 것이다 ㅡ 예술의 기능은 기술적이거나 형이상학적인 용어를 씀이 없이 감정의 폭정으로부터 知 intellect를 해방시키는 것이다. 또 예술의 기능은 지각의 능력을 강화시켜 그것을, 예컨대, 고정된 분위기라든가 고정된 사상, 인습과 같은 방해물로부터, 그리고 자연의 필연적 법칙 때문이 아니라 경험자의 우둔성 때문에 유도된, 흔하지만 불필요한 경험의 결과들로부터 해방시키는 것이다. 그런고로 희랍의 조각은 인간의 육체를 단지 그 불완전성과 관련해서만 바라보는 습관으로부터 인간의 마음을 해방시켰고, 일본의 괴기 예술은 사물에 대한 그때까지의 개념으로부터 마음을 해방시켰다. 비어즐리의 예술과 더불어 우리는 순수지의 .. 더보기